신문방송칼럼
영적 분별(分別)
새벽을여는교회 최성은 목사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스님이 만든 영화 ‘산상수훈’이라는 글귀가 눈에 띠어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산상수훈(山上垂訓, Sermon on the Mount)은 예수님께서 산에 오르셔서 제자들과 군중들에게 설교하신 말씀으로 팔복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위대한 말씀을 제목으로 기독교인이 아닌 스님이 만들었고, 게다가 ‘2017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이고, 비경쟁부문 ‘스펙트럼’에 초청 됐고, 6월 러시아 현지의 영화계와 종교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하고, 4개 종교(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관련자들이 모여 ‘4인 4색’토크시사회‘를 열었다고 하니 어떤 의도가 있는지, 내용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또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 중에 사상과 여론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하여 기독교에 반하는 새로운 사상들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웠습니다.
예전에 ‘다빈치코드’라는 영화가 세간을 뜨겁게 달구었는데 이 영화는 예수님이 마리아와 결혼하여 자녀들을 낳으며 80세까지 살았다는 황당한 주장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던 소설 ‘다빈치코드’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근거로, 영화뿐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수차례 지상파와 신문에서 보도되면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저버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 기독교적인 소설이나 영화가 무서운 것은 그 영향력이 지역적이지 않고 포괄적이며, 나름대로 과학적이고 역사적 배경까지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으면 쉽게 이단 사상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베스트셀러가 되면 지상파를 타는 횟수가 많아지고 이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자주 듣다보면 마치 허구(虛構)가 사실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 본질을 호도하게 되고, 더군다나 가치관이 확실하지 않은 어린자녀들은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악영향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우려했던 것처럼 영화 ‘산상수훈’의 결론은 ‘인간과 하나님이 같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창조주와 피조물이 같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이었습니다. 4개 종교의 관련자들이 모여 토크 시사회를 한 것은 영화의 내용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였습니다. 또 이 영화를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어 예수님을 떠나며, 반 기독 정서를 가지고 기독교를 비판할지 불 보듯 뻔했습니다. ‘하나님!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마다 예수님 안에 있는 진정한 보화를 발견하는 믿음을 주옵소서.’라는 기도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이러한 반 기독 영화와 달리 최근에 신앙심을 자극하는 영화들이 있는데 ‘오두막’이나 ‘예수는 역사다’가 그것입니다. ‘오두막’은 ‘다빈치 코드’처럼 소설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고 ‘예수는 역사다’는 실화를 근간으로 책으로 집필되어 다시 영화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오두막’은 막내딸을 유괴사건으로 잃은 주인공 아빠가 거대한 슬픔 속에서 살다가 누군가의 초대로 4년 만에 그 현장을 다시 방문하여 하나님과 삼위일체의 성부, 성자, 성령, 잠언에 등장하는 지혜의 여인들을 만나는 경험을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슬픔과 고통을 내 안으로 삼키는 방법을 알게 되어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예수는 역사다’라는 영화는 무신론자였던 리 스트로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한 실화이야기입니다.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으면 믿지 않고 ‘사실을 통해서만 진실로 갈수 있다’라는 소신으로 팩트만을 강조하던 주인공이 자신이 조사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예수님을 믿고 신앙의 길로 들어선다는 내용입니다. 기자였던 주인공은 아내가 신앙에 빠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이 거짓말이라면 모든 것이 부정되기 때문에 예수님의 부활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밝혀내려고 계획합니다. 그는 예수님의 부활과 관련된 자료를 찾고 권위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실적인 자료에 입각하여 부활을 거짓이라고 증명해보려 하지만 이를 증명할 증거들이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그는 포기를 선언하고 신앙인으로 변화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을 증명하기 위해 찾았던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는데 그 책이 ‘예수는 역사다’입니다.
현대인들은 지식의 홍수 속에 살아갑니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된 사상에 물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영적 분별력입니다. 하나님의 기쁨이 무엇이고 사단의 유혹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아니다 싶을 때는 가차 없이 거절하는 모습을 나타내야합니다. 판단을 흐리게 하고, 영적 생활을 방해하는 요소들에 대하여 거절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성도를 향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그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영원무궁하기를 원하노라 아멘(엡3:16~21).’
하나님을 부정하는 어떤 사상이나 문화가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역사는 팩트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한 정체성을 가졌다면 어떤 사상이나 유행에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마치 반석에 지은 집이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반석과 같은 믿음으로 세상적인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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